[b]우드락 펠도넨[/b]에게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자네가 에이번 길목의 여관에서 날 원망하고 있다는 것에 내 지팡이를 걸겠네. 여관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군. 불쌍한 말발굽이었던가? 노래하는 말발굽...? 자네가 술집을 들락거릴 동안, (물론 우드락, 난 자네가 술주정으로 머리가 돌아버린다 해도 미워하진 않을 것이니 걱정은 접어두게나) 난 아주 긴 길을 걸어왔지. 이번 여정 동안 난 팔레노리엔 숲에서 엘프들의 봄 의례를 보고, 잿모루 왕국의 드워프들이 가을 무술 시합에 열중할 때는 청색산맥을 가로지르고 있었지. 지금은 무사히 바람마루에 도착했어. 쉬지 않고 걸어왔는데도 이렇게 시간을 지체한 것을 보면 마법사도 느리지만 분명히 나이를 먹는 것 같아. 내가 지금보다 더 괴팍해질 수도 있다는 소릴세.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난 그다지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는 없어. 우린 더욱 서둘러야 하네. 학회에서는 동부의 마법 대학들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네. 아니, 나를 포함해서 이들은 무언가의 위협을 느끼고 있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지식한 아넥샤의 마법사들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더군. 매번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행동하니 말이야. 어쨌든 난 한 가지 짚이는 것이 있네. 학회의 얼간이들은 엉뚱한 배후를 추측하고 있지만, 사건은 사방에서 벌어지고 있어. 사건들이 발생한 지역과, 다른 파수꾼들이 발견한 단서들을 따라가다 보면, 놈들은 위도우우드와 이어진 지하동굴들을 이용해서 이런 일들을 벌이는 것 같아. 이 위험한 연결망을 꿰뚫고 대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족속들은 지하세계에서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다네. 레드마운트에서 무엇이 없어졌는지를 생각해보면 내 추측은 더욱 확실해지지 않는가? 밤이 저물고 몸이 매우 피곤하니, 내 계산이 맞아떨어져 자네가 편지를 적당한 때에 받기를 기도하고 쉬려하네. 매번 골치 아프고 어려운 일들을 도맡아왔지만 난 이번에도 우리가 학회 놈들의 코를 짓눌러 버릴 수 있다고 확신해. 핌퍼넬 가문의 반인족들과 몇몇 용감한 이들이 자네와 나를 도와준다면 말일세. [i]P.S. 그리고 그 이상한 안경은 이제 좀 쓰고 다니지 말게나![/i] [b]M[/b]의 늙은 파수꾼, 케쉬엘의 마법사 [b]다루비엘 타르미쿠스[/b]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