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세요, 브린 씨. 너무 서두르시다가 넘어지시겠어요." 브린의 재촉에 소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뒤쪽을 향해 손짓했다. "이쪽이에요, 플루터 씨, 우이쌀 씨~! 여기가 춤추는 말발굽인가 봐요." 소나는 브린을 따라 여관에 들어섰다. 맥주 향기와 맷돼지를 굽는 냄새, 그리고 희미한 셀로나 잎 타는 향기가 소나를 맞아주었다. 왁자지끌 떠드는 소리까지도. '정말 좋아. 이런 활기찬 분위기! 게다가 정겹고 편안하네?' 라고 소나는 생각했다. 그러던 소녀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플루터 씨가 뱀파이어란 게 들통나기라도 한다면 큰일나겠어.' 여관 안의 시끄러운 소리에 놀랐는지, 소나를 따라오던 작고 하얀 고양이가 털을 곤두세웠다. 소나는 몸을 숙였다. 좀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고양이를 어루만지며 속삭였다."괜찮아, 릴. 아무도 널 해치지 않아. 해치지 못하게 할거야." 그제야 릴은 털을 누그러뜨렸다. 그 수고양이는 맑고 파란 눈동자로 여관 안의 여러 종족을 살피며,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갔다. 앞서가는 브린을 따라가며, 그리고 플루터와 우이쌀이 들어오길 기다리며 소나는 테이블의 음식들을 살폈다. '릴이 먹을 만한 것들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