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스는 플루터를 흘겨보며 말했다, "아까 그 할머님이 마렐리아잖아요" 그는 살짝 토라진 듯했으나 릴이 울음소리를 내자 이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마렐리아는 제가 어릴 때부터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셨어요. 마을에 사는 노인들은 그녀가 아주 위대한 마법사들 중 한 분이래요. 하지만 전 그 분이 마법을 쓰시는 건 별로 본적이 없어요. 어쨋든 마렐리아는 어린아이들에게 신기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달에 관한 것도 그 중 하나에요. 음... 정확하지는 않을 수도 있어요. 마렐리아가 지금보다 주름이 한 여섯개는 적었을 때 해준 얘기에요. 먼 옛날 끔찍한 저주를 받고 오랫동안 봉인된 왕자가 있었다는데, 신들은 다시 깨어난 그에게 네 가지의 큰 시련을 겪게 한다고 하네요. 그 중 하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을 택하는 거였는데, 그렇게 되면 왕자는 달의 보살핌속에 저주가 풀린채로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고 한 것 같기도 하고. 더 큰 저주를 받게 된다고 하기도 한 것같고... 이 이상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 나원, 그는 무슨 짓을 했길래 삶이 저주 투성이인지." 그는 말을 멈추고 한 길모퉁이에 다가갔다. 그는 한 나무에 걸린 횃불을 조심스럽게 잡아 빼며 나무를 격려하듯 툭툭 쳤다. "이따 다시 걸어놓아야해요." 하늘은 어느새 검푸른 색을 띄고 있었다. 작은 오두막의 형체가 보였지만 불은 꺼져 있었다. "다 왔어요. 잠시 여기 계시면 되요. 제가 가루를 가져오면 되요. 불이 벌써 꺼져 있는걸 보니 저 녀석은 벌써 자나본데요. 어떻게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