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소란이야?" 저 멀리서 터벅터벅 걷는 소리가 들리더니 인파를 헤치고 닥스훈트 머리가 등장합니다. 학생회장 데이비드 슈네처는 혀를 헥헥거리며 주변을 쓱 둘러보다가 모두가 보고 있던 유리의 사물함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음? 이거 내가 어제 6시에 하교할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내가 학생회 일 하느라 마지막으로 나갔고. 그것도 수위 아저씨가 나가라고 해서 나간 거니까." 자물쇠를 만지던 슈네처는 한숨을 쉬며 혼잣말합니다. "손상 기물 목록에 이것도 올려야겠군. 왜 멀쩡한-" 군중 속에서 목소리가 슈네처의 말을 중간에 끊습니다. "네가 마지막으로 나간 게 아냐. 슈네처." 뒤를 돌아본 슈네처의 얼굴은 일그러집니다. "누구... 아, 발세-" "퀘스천." "내 앞에서 컨셉질 하지 마. 발세르. 왜 내가 마지막에 나간 게 아니라고 한 거지?" 검은 후드를 입은 적색 도롱뇽은 얼굴을 일그러뜨리지만, 입을 한 번 앙다물더니 계속 말합니다. "왜냐면 내가 수위에게 가서 6시 이후 학교에 남아 있어도 되냐고 물었고 허가 받았으니까. 그리고 잔류 기록을 봐서는 나 말고도 몇 명이 더 남아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