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길거리를 떠도는 서너 명의 잡역부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 명이라도 많은 어중이떠중이들에게, '암요, 그렇습니다, 선생님. 물론 선생님이 주인이 되셔야하고 말고요. 목숨이라도 바쳐서 뒤치다꺼리하겠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듣고 싶은 건가? 그렇다면 아쉽게도 답은 '엿이나 먹어라'다." 데미는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더러운 군화 밑창이 바닥과 가구를 더럽히는 것을 조금도 신경쓰지 않은 채 지껄였다. "우리는 운하를 돌아다니면서 그때그때 발에 채는 일을 할 뿐이지,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건 웨딩드레스를 이 더러운 운하의 구정물에 깨끗이 빠는 것만큼이나 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