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이 더스크월이 그렇게 때깔 고운 동네였던가? 회색 분자들의 졸렬함이 운하 바닥의 물거품처럼 소용돌이치고, 돈만 있다면 이리저리 붙어먹는 박쥐들의 날갯짓 때문에 하루종일 시끄러운 도시에 살고 있었건만, 본인은." 데미는 코웃음을 치는 듯한 가벼운 웃음과 함께, 서사시에서나 간혹 들을 수 있을 법한 웅장한 울림으로 대꾸했다. 그녀가 다리를 꼬는 방향을 바꾸어 앉았고, 그 덕에 오물이 더꺼붙은 군화는 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는 방을 다시 한 번 더럽힐 기회를 얻었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바이카운트?" 이미 제 할말은 가식없이 전부 토해 험악한 상황을 만들어놓은 마당에, 데미는 자못 여유 있는 태도로 두꺼운 궐련을 꺼내물며 동료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