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런 칼날이 머리 위에 박히자 망나니들은 화들짝 놀란 채 달아납니다. 씨족 사람들의 경계하는 눈빛을 뒤로 한 채 훌쩍 떠나버린 발터, 그리고 발터가 가자 티즈는 재미있다는 듯 잠시 쉬겠다고 하고 자신의 천막 안으로 들어옵니다. 마침 그 천막에 있던 발터는 들키지 않고 조용히 숨어 있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이봐. 당신 말로는 그냥 따지기만 하면 된다며? 지금 칼침 맞고 주님이랑 일대일 상담할 뻔 했어." "그냥 위협 용도예요. 잘해 주고 있으니 그대로만 하면 될 겁니다." "아니. 돈을 더 줘야겠어. 우리 가장님께는 금화 궤짝 3개를 주기로 했다며? 그러면 우리한테도 몇십닢만 나눠 줘. 많은 거 아니잖아?" 한숨을 푹 쉬더니 소르테 덱을 섞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한테 돈이 있는 게 아니예요. 일이 완수된다면 제 상사가 돈을 보낼 겁니다. 당신들한테 준 것도 제 비상금이었다고요." "언제? 어디로?" 이번에는 펜을 꺼내서 적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만족하시나요?" "흠. 여기는 좀 위험한데, 밤이면 사충들이 나온다고. 뭐, 그쪽에서 알아서 해 주겠지. 가장님은 약속은 꼭 받아내는 분이시니까." "아, 혹시 여기... 좀 예쁘장한데 헤픈 여자애 없을까요?" "음? 너 그런 취향이었냐?" "뭐, 저도 좋아하지만... 다른 분께 선물해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