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드 이사는 카이드의 말을 주의깊게 듣더니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그건 안 될 말이네. 자네에게 용병을 붙여주고 우리 부족민에게 자네를 공격하라고 하면 내가 내 사람들에게 적을 더해 주는 게 아닌가? 차라리 돈을 아예 거절하면 거절했지, 그런 타협책을 택할 수는 없네." 하지만 산상노인이라는 말은 묘하게 거슬렸는지 턱의 흉터를 긁적거립니다. "산상노인은 하사신들의 지도자일세. 자네도 야치디니 잘 알겠지만, 하사신들이 수호하는 아슈르의 산상정원은 야치디, 정교, 알 딘 세 종교 모두의 성지지. 아슈르 사람들은 서로 다른 종교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심판과 살인의 임무를 하사신들에게 위임한다네. 하지만 산상노인이 자네 일행 같은 이방인들을 고용한 일을 없는데..." 한숨을 푹 쉬고 말합니다. "금화 세 궤짝. 금화 세 궤짝이면... 일단 나가 보게. 결정을 내릴 때 자네가 지금 해준 말도 참고하겠네." 시구르드 무예 대련이 시작되자 시구르드는 옛 테아인들이 왜 북방을 두려워했는지 보여줍니다. 아까 전 나긋나긋한 곡예사의 미소는 사라지고 오랑캐의 전투함성과 방어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맹렬한 쌍도끼의 폭풍이 모래를 흩날리게 합니다. 조금 전 요한을 위협하던 무리들도 힐끗 보입니다. 고함을 한 번 더 지르니 얼굴이 사색이 돼서 다리를 후들후들 떨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싸움을 배운 모양이야. 우리는 상대도 안 되겠어." "저 무식하게 큰 도끼 날 보이나? 얼굴이 흴수록 야만스러워진다는데, 그 말이 딱 맞아." 씨족의 젊은 전사들도 더 이상 감히 상대하려는 사람이 없을 때, 한 사람이 군중을 헤치며 튀어나옵니다. 긴 붕대와 옷들로 몸을 칭칭 말았고, 가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양손에는 얇은 단검을 한 자루씩 들고 있습니다. 대련이 시작되자 보통 실력이 아니라는 것이 확연합니다. 도끼의 자루보다 짧게 들어와 반응할 틈을 주지 않고 단검으로 펼치는 여러 초식의 조합에 시구르드도 비틀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문득 이런 유파를 결투 학교에서 한두번 쯤 봤다는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