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드 씨족의 주술사는 하루 정도 있으면 아즈카로바의 손이 램프에서 떨어질 거라고 말합니다. 카이드가 젠킨스와 함께 오아시스에서 하릴없이 앉아 있는 동안(엄청나게 어색했습니다), 누군가가 자기 옆에 앉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 카이드 씨. 여기 계셨군요."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그 느글느글하고 기름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 자칭 여왕폐하의 기사 존 글루입니다! "레이디를 이렇게 밤바람이 찬 곳에 두시다니 예의가 없으시군요. 젠킨스 씨, 제 코트를 받으십시오." 말하자마자 가볍게 겉옷을 벗어 젠킨스에게 둘러줍니다. 젠킨스는 너무 어이가 없었는지 입만 벌리고 있었습니다. "아니... 글루 씨. 도대체 어떻게 배에서 살아남으신 거예요?" 존 글루는 씨익 웃어 보일 뿐입니다. "여왕폐하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했지 않습니까! 바다에서 헤엄을 쳐서 살아남은 다음 홀로 사막을 건너 여기까지 왔습니다." 말을 마치더니 저 멀리 사막을 바라보면서 즐겁게 웃습니다. "상황을 듣자 하니 제법 안 좋은 상황에 놓인 것 같은데요. 어쩌다 그렇게 되었습니까?" 발터 뒤에 가장이 지켜보고 있는 동안 빠르게 게임이 진행됩니다. 발터가 백을 잡아 선, 티즈가 흑을 잡아서 후공입니다. 발터는 몇 수 만에 티즈가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바로 킹 앞의 폰을 전진시키는 풀 오프닝을 시작하며, 비숍과 나이트를 매우 대담하게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티즈는 가장과 두런두런 말을 두면서 체스의 규칙이나 전략들을 설명해 줍니다. "네른스트 씨. 흔히 체스는 왕의 게임이라고 불리죠. 왜 그럴까요? 전략을 가르쳐 줘서? 실제 군사와 닮아서? 삶에 적용할 수 있어서?" 듣고 있던 가장이 그 말에 껄껄 웃습니다. "이게 어찌 피와 살이 튀기는 실제 전장과 같겠나." "그렇습니다. 체스가 왕의 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킹을 보시죠. 폰에게 목표는 오직 앞으로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킹의 가장 큰 적은..." 그와 함께 흑의 나이트가 백의 킹에게 체크를 선언합니다. "길을 막는 자기 자신의 부하들이죠." 티즈는 모래시계를 주의깊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당신이 가장 지도자 위치인 것 같군요. 그걸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