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오늘은 요한에게 있어서 평생에 한 번 손꼽을까 말까한 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살해 협박을 받고, 주먹도 휘둘렀고, 시구르드 씨의 전투를 보면서 눈호강도 했습니다. 흥미진진했지만, 갑자기 쓰지도 않던 근육을 쓰게 되면 쥐가 난다고 하던가요, 네. 해가 저물며 밤이 찾아올 때 즘 되니 손 하나 까딱할 힘도 없어진 요한이었습니다. 머릿속에는 그저 자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천막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만 이었지만요. 천막 안으로 들어서는 요한에 시야에는 그가 일평생 경험해보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반 나체의, 옷이라고도 부르기 힘든 천쪼가리로 말하기 부끄러운 곳을 아슬아슬하게 가린 아름다운 여인 한 명이 그의 해먹 위에 누워있었던 것입니다. 천막 안에는 왠지 모를 야릇한 향이 돌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은은한 불빛을 내는 향초가 켜져 있었고, 잠꼬대로는 형용하기 힘든 신음이 탱그러운 입술 사이를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요한은 점점 생각을 하기 힘들어졌고, 자연스럽게 그 해먹 너머로 다가가서는, 그녀의 손을 쥐며...... [color=f7941d]아르카나 - 미덕 발동: Temperate(The Glyph), 발동 시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려는 마법적인 요소를 차단합니다.[/color] 꾸깃, 하는 소리와 함께 요한의 발바닥에 카드 하나가 밟힙니다. 조금 전까지 정신을 잃고 자신이 무엇을 하려 했는지는 제쳐둔 채, 요한은 무의식적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카드 하나를 주워들었습니다. 카드에는, 남녀 한 쌍이 서로를 껴안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일단은 카드를 주머니에 챙겨둔 채, 자신을 되돌아 본 요한은 정신이 번쩍 들며 금세 큰 부끄러움에 빠져들었습니다. 성직자라는 사람이, 세상에 사리분별도 못하고 여성에게 푹 빠져서 달려드는 꼴이라니요.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에게 있어서 해먹에 누워있는 저 여인은 큰 유혹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심장은 쿵쿵 뛰고 있습니다만, 그의 이성 한 조각이 그를 실수하지 않게끔 겨우 붙들어 놓고 있습니다. 일단 여성을 깨워야 하는지, 아니면 저 여성 분을 어찌해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하던 요한은 그녀가 깨지 않도록 살금살금 뒷걸음칠 친 뒤, 천막 문을 닫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그러고는 아까 시구르드 씨가 '미이라' 씨와 술잔을 나누던 장소로 급하게 달려갑니다. 정신없이 모래먼지를 휘날리며 달리던 요한은 금세 시구르드 씨와 더불어 막 자리를 빠져나가려던 '미이라' 씨를 만났고, 말을 꺼냅니다. [color=f7941d]소모: 시구르드 씨에게 이성에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으며 현실적인 조언을 얻는다. (1 레이즈, 잔여: 3)[/color] "시구르드 씨, 성직자로써는 외람된 말씀이지만, 혹시 제 고민을 들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뇨, 또 하늘이 무너진다느니 그런 일은 아니에요.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여성이 생긴 것 같습니다. 네? 저도 제가 완전 쑥맥같이 생긴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촌구석 출신 시골 청년에 불과할지라도, 그 여성 분은 제 눈에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물론 제가 수도원에 처박혀서 여성과는 담을 쌓은 채 젊은 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 지금은 생각이 완전 멈춘 것 같습니다. 그 여성 분을 어디서 만났냐고요? 제 천막 안쪽 해먹에서 누워서 주무시고 계시던걸요? 네? 설마요? 아, 바닥에 카드가 한 장 떨어져 있기는 했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아, 그리고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color=f7941d]소모: 붕대를 두른 인물과 친분을 쌓는다. (1 레이즈, 잔여: 2)[/color] "아까 시구르드 씨와 무술 대련을 펼치던 모습은 잘 보았습니다. 저는 몬테인 출신 바티신 사제, 요한입니다. 앗, 죄송합니다. 마침 자리를 일어나시려던 참이셨군요. 하지만 꼭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시구르드 씨가 그렇게 무술에 뛰어나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만, 두 분 모두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 얇아보이는 단검으로 시구르드 씨의 무시무시한 맹공을 가볍게 흘려내시던데, 저는 완전 이런 쪽은 까막눈이라서요, 어...... 완전히 마술 같아 보였습니다. 혹시 성함을 여쭤보아도 될까요?" [color=00aeef]P.S. 시구르드 씨, 위 상황을 최대한 자세하게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요한이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 지 시구르드 씨의 방식대로 조언을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ply로 달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요한은 이성과는 관련이 없는 살아온 쑥맥이기 때문에 아마도 조언해주신 그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전히 비상식적인 행동이 아니라면요.[/color]